피렌체 최고의 가죽 공방 가이드

피렌체를 여행하는 이들은 누구나 가죽 시장의 유혹과 마주합니다. 산 로렌초 시장을 가득 채운 수많은 가죽 재킷과 가방들. 그 앞에서 우리는 'Made in Italy'라는 문구와 'Vera Pelle(진짜 가죽)'라는 불도장이 찍힌 제품들을 보며 이것이 과연 진짜 피렌체의 명품인지에 대한 의구심에 빠지게 되죠.

이번 매거진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저렴한 기념품을 넘어, 수백 년간 이어져 온 피렌체 장인들의 혼이 담긴 진짜 '명품'을 발견하는 여정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식물성 태닝과 장인의 손길

피렌체 가죽의 진정한 가치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고 아름다운 색을 띠는 '베지터블 태닝(Vegetable Tanning)' 가죽에 있습니다. 화학 약품 대신 나무껍질과 식물에서 추출한 탄닌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천천히 무두질한 가죽이죠. 처음에는 다소 뻣뻣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용할수록 사용자의 손길에 맞춰 부드러워지며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색감과 질감으로 변해갑니다.

진짜 피렌체의 가죽 공방에서는, 바로 이 베지터블 가죽을 이용해 모든 제품을 수작업으로 만듭니다. 기계로 찍어낸 듯한 완벽함 대신, 정교한 바느질 한 땀 한 땀에서 느껴지는 장인의 손길과 온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찾아야 할 진짜 피렌체 명품의 증거입니다.


피렌체 가죽 학교 (Scuola del Cuoio)

피렌체 가죽의 역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다면, 산타 크로체 성당의 수도원 내부에 자리한 '피렌체 가죽 학교(Scuola del Cuoio)'를 방문해야 합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고아들에게 가죽 세공 기술을 가르치기 위해 설립된 이곳은, 오늘날까지도 최고의 장인들이 전통적인 방식으로 가죽 제품을 만들고 있는 살아있는 박물관과도 같습니다.

공방에 들어서는 순간, 코 끝을 찌르는 진한 가죽 냄새와 장인들의 망치 소리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이곳에서는 가죽이 어떻게 재단되고, 염색되고, 하나의 완벽한 제품으로 탄생하는지의 모든 과정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비스포크의 세계

진정한 럭셔리는,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을 소유하는 데 있습니다. 피렌체의 작은 골목들에는 대를 이어 수제 구두와 가방을 만드는 비스포크(Bespoke, 맞춤 제작) 공방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장인이 직접 당신의 발 사이즈를 측정하고, 원하는 디자인과 가죽을 선택하여 세상에 단 하나뿐인 구두를 만들어줍니다. 기성품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완벽한 착화감과 나만의 스토리가 담긴 제품. 이것이야말로 피렌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지적이고 럭셔셔리한 쇼핑일 것입니다.

이번 피렌체 여행에서는, 당신의 시간을 함께할 진짜 명품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보는 것만으론 부족하니까
세상의 모든 경험, 와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