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2 (마지막 수정일 2025.07.22)Directed by Matthew
이번 매거진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리스트를 넘어 피렌체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현지인들의 삶까지 엿볼 수 있는 세 곳의 특별한 레스토랑을 소개하려 합니다.
1. 역사를 맛보다: 부카 라피 (Buca Lapi)
피렌체에 왔다면 '비스테카 알라 피오렌티나(Bistecca alla Fiorentina)'를 맛보는 것은 일종의 의식과도 같습니다. 이 의식을 가장 경건하고 완벽하게 치를 수 있는 곳이 바로 부카 라피입니다. 1880년에 문을 연, 피렌체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 중 하나인 이곳은 안티노리 궁전의 지하 셀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아치형 천장을 가득 메운 오래된 포스터와, 오픈 키친에서 피어오르는 숯불 향기. 이곳에서는 두툼하게 잘라낸 키아니나 소고기를 오직 숯불 위에서, 소금과 후추만으로 구워냅니다. 단순하지만 가장 완벽한 조리법으로 완성된 스테이크 한 점은, 당신이 피렌체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이고 강렬한 맛의 기억이 될 것입니다.
2. 공간을 경험하다: 라 메나제레 (La Ménagère)
만약 당신이 피렌체에서 가장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공간을 찾고 있다면, 라 메나제레가 그 해답입니다. 1896년에 문을 연 피렌체 최초의 가정용품점이었던 이곳은, 지금 레스토랑과 칵테일 바, 플라워 샵, 그리고 라이프스타일 샵이 공존하는 거대한 '콘셉트 스토어'로 재탄생했습니다.
높은 천장과 낡은 벽의 질감이 그대로 살아있는 인더스트리얼한 공간 속에서, 아름다운 꽃과 식기들, 그리고 창의적인 음식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이곳은 단순히 식사를 하는 공간을 넘어, 피렌체의 '지금'을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경험하는 장소입니다. 아침의 커피, 낮의 브런치, 저녁의 칵테일. 언제 방문해도 완벽합니다.
3. 현지를 맛보다: 트라토리아 사바티노 (Trattoria Sabatino)
피렌체 여행의 진짜 묘미는, 아르노 강을 건너 관광객들의 소음에서 벗어난 올트라르노(Oltrarno) 지구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수십 년간 변함없이 피렌체 현지인들의 저녁 식사를 책임져 온 트라토리아 사바티노가 있죠.
화려한 장식이나 영어 메뉴판은 없습니다. 매일 바뀌는 메뉴는 손 글씨로 정겹게 쓰여 있고, 가격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저렴합니다. 이곳에서는 토스카나 지방의 할머니가 해준 듯한, 가장 소박하지만 가장 진솔한 가정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