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02.03Directed by Amy
파리를 여행한다는 것은 흔히 루브르의 거대함이나 오르세의 낭만을 떠올리는 일입니다. 하지만 2026년, 진정한 여행자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 유명 박물관 대신 파리의 골목 어딘가에 숨겨진 작은 미술관들로 향하고 있습니다. 예술가의 은신처였던 집부터 화려한 귀족의 저택 속에 피어난 경제 전시관까지. 와그(WAUG) 에디터가 추천하는 이 세 곳은 당신이 몰랐던 파리의 우아하고도 지적인 이면을 보여줄 것입니다.
01. 문학적 영감의 은신처: 메종 드 발자크 (Maison de Balzac)

파리 16구, 에펠탑이 보이는 언덕 아래 자리한 메종 드 발자크는 프랑스의 대문호 오노레 드 발자크가 빚 독촉을 피해 가명으로 숨어 살며 창작에 몰입했던 집입니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소박한 정원에서 바라보는 에펠탑의 절경과 발자크가 밤마다 커피를 마시며 '인간 희극'을 써 내려갔던 작은 서재입니다. 그의 손때 묻은 가구들과 친필 원고들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번잡한 도심 속에서 완벽한 고요를 느끼며 문학적 영감을 얻고 싶은 이들에게 최고의 장소입니다.
02. 조각이 숨 쉬는 비밀 정원: 자드킨 미술관 (Musée Zadkine)

뤽상부르 공원 인근에 위치한 자드킨 미술관은 조각가 오십 자드킨과 그의 아내가 살았던 집이자 작업실입니다. 이곳은 '파리의 비밀 정원'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녹음 속에 그의 조각상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나무와 돌의 질감을 극대화한 자드킨의 입체파 조각들은 실내 전시실과 야외 정원을 오가며 역동적인 에너지를 내뿜습니다. 인위적인 조명 대신 나뭇잎 사이로 내리쬐는 자연광 아래서 마주하는 조각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형언할 수 없는 평온함을 안겨줍니다.
03. 역사적 저택과 혁신의 만남: 시테 드 레코노미 (Cité de l'Économie - Citéco)

파리 17구에 위치한 시테 드 레코노미(시테코)는 과거 프랑스 은행 지점이었던 '호텔 가이야르(Hôtel Gaillard)'라는 화려한 신르네상스 양식의 성을 개조한 곳입니다. 이곳은 유럽 최초의 경제 박물관으로, 경제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를 인터랙티브한 전시와 게임을 통해 쉽고 예술적으로 풀어냅니다. 압도적인 규모의 금고실과 화려한 장식의 연회장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충분합니다. 경제 구조와 예술적 건축미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파리의 가장 혁신적인 문화 공간입니다.